움직임을 나타내는 특징들 중에 템포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동작 템포가 사람의 심리 상태를 특징 짓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장례식 때 사람들은 천천히 행동하는 편이지만 싸움을 할 때는 천천히 행동하는 법이 없다. 이처럼 템포의 외적인 표현은 인간 삶의 논리에 따르며 그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무대에서 속도 역시 표현력의 주요 수단이 된다. 그 외에도 배우는 템포 속에서 주인공의 역사적, 민족적, 사회적 특징을 찾아내 전달해야 한다. 늘 올바른 템포로 동작을 연기하는 습관을 가지면 동작 템포에 노하우가 생기고, 이전에 무대 장면에서 체험했던 감정 상태가 살아나 한층 더 안정적인 감성과 에너지로 연기할 수 있다. 사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동작의 템포-리듬은 정해진 속도로 제한된 공간과 일정한 시간에 주어진 동작을 연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체 행동의 템포-리듬에서는 다양한 속도와 진폭, 근육 긴장이 생길 뿐 아니라, 배우의 심리 활동의 정도를 표현하기에 결코 단순하지 않다.
배우의 예술 활동의 특징 중의 하나는 인물의 인생을 단순히 흉내 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인물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제한된 시간 내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극중 삶의 속도는 현실의 삶보다 긴박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배우는 그것에 맞는 수준 높은 리듬 감각을 갖춰야 한다. 또 배우는 무대에서 주어진 과제에 따라서 극에 적절한 템포와 리듬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며 올바르게 동작해야 한다. 올바른 템포-리듬으로 무대동작을 하는 것은 텍스트를 올바르게 연기하는 데도 필요하다. 만약 자신의 파트너가 극의 흐름과는 다른 템포-리듬으로 동작하고, 텍스트를 연기한다면 자신이 몰입했던 감정과 호흡으로부터 벗어남과 동시에 무대의 진실과 흐름은 깨진다. 그러면 관객은 배우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을 믿을 수 없게 된다.
배우의 리듬 감각은 무대의 템포-리듬을 파악해 적절하게 반응 할 수 있게 한다. 리듬 감각은 리듬을 느끼고 신체가 리듬에 따라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으로, 기민성과도 연관이 있다. 기민성은 배우가 보다 리듬감 있는 동작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며 신체 동작을 올바른 템포-리듬으로 동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동작의 올바른 템포-리듬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기초가 되는것은 음악적 재능이다. 리듬 감각을 갖춘 데다 음악적 재능이 있는 사람의 움직임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섬세하고, 표현력이 높다. 무대 움직임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연극에서의 음악성이다. 연극에서는 배우의 말과 행동이 하나의 고유한 음악이 되어야 한다. 배우는 말을 통해 극중 인물의 삶과 내면의 복잡한 감정, 느낌 등을 표현할 수 있으며 이와 일치하는 템포-리듬의 몸 동작을 통해 극의 전개와 인물의 감정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다. 연극에서 배우 움직임의 음악적 특징은 연극 전체의 템포-리듬이 끼치는 영향력의 결과로 나타난다. 극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이 동작의 음악적 템포-리듬을 정확히 느낄 수 있을 때,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극을 연출할 수 있다. 각 연기자는 극의 전체적인 템포-리듬에 맞게 연기하면서도 자신의 역할에 맞는 템포-리듬을 찾아 인물을 표현하고, 파트너의 템포-리듬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무대동작에서 음악성은 배우의 신체 활동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독특한 표현이다. 음악성은 모든 장르의 연극에서 꼭 필요한 부분으로 음악성이 있는 배우는 음악성이 없는 배우보다 훨씬 쉽게 동작의 템포-리듬을 찾아낸다. 무대에서 동작할 때음악성은 신체가 인식하기도 전에 정확한 동작 템포-리듬을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음악성을 가진 배우는 자신이 가진 그 재능이 곧바로 창조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러한 재능을 가진 배우라도 제대로 교육을 받아야만 무대동작을 올바른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고, 그제서야 정확한 감정이 나타난다. 때때로 연극에서는 대충의 리듬만 파악하고 연기하는 배우를 볼 수 있다. 정확하지 않은 리듬을 통해 나타내는 추상적인 템포-리듬은 올바른 표현을 방해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페라에 출연하는 배우나 코미디 배우들에게 템포-리듬과 음악적 재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 장르에서 배우가 음악적으로 올바른 동작을 하는 것이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악에서 내포하는 의미와 내용, 감정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가수는 리듬감과 음악성을 갖춰야만 무대에서 음악의 내용과 일치하는 동작을 할 수 있고, 음악적 소리는 그 자체로 장면과 일치하는 감정을 불러올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외부에서 오는 리듬을 신체의 감각 기관을 통해서 느낀다. 신체 자세의 모든 변화와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과 느려지는 것에 반응하는 평형감각 기관이 바로 전정 기관이다. 이 기관은 신체 자세 움직임의 변화를 느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받은 느낌을 기초로 의식 체계에 템포-리듬 행동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신호로 알려준다. 배우들 중 간혹 이런 템포-리듬을 인식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다. 이 결함은 배우의 창작 활동에 장애가 된다. 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감각 기관 리듬 훈련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청각적 리듬 느끼기 - 청각적 리듬 느끼기 훈련은 행진곡과 장송 행진곡에 맞춰 걷는 것이다. 씩씩하고 근엄한 행진곡을 들으면서 행진하는 군인들과 이들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활기찬 리듬을 느끼고, 리듬에 맞추어서 무의식적으로 움직인다. 장송 행진곡의 경우는 속도가 느려서 슬픈 템포-리듬을 훈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때 장례 행렬은 이 행진곡의 템포에 맞추어 이동하지 않고 슬프고 수동적인 태도를 가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사람들의 일반적 감정 상태는 템포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연주의 내적인 리듬에 맞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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