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내적인 삶의 리듬은 의식 활동 에너지의 끊임없는 변화다. 이런 변화는 주위 환경에 따른 사람의 심리, 즉 생각과 감정의 관계 적용으로 나타난다. 의식 활동은 최대 한계의 긴장 상태에서부터 최대로 이완하는 상태까지 다양한 강도를 가진다. 이러한 의식 활동은 긴장 수준과 상관없이 겉으로 전혀 표현하지 않고 자기안의 내적 동작으로만 머무를 수도 있고, 언어를 통해 표현할 수도 있으며, 무의식적인 신체 동작으로도 표현된다. 인간의 내적인 리듬에 따라 외적인 동작의 긴장 강도도 달라진다. 연극에서 심리와 신체적 긴장 정도는 템포-리듬으로 말할 수 있는데, 스타니슬랍스키가 바로 무대동작에서의 템포-리듬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그는 이 용어를 무엇보다 배우의 내적, 심리적, 감정적인 활동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개념으로 도입했다. 희곡에 나오는 모든 인물은 내적 혹은 외적인 자신만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고유한 템포-리듬을 갖는다. 또한 인물이 극중에서 존재하는 매 순간마다 내부와 외부에는 다양한 템포-리듬이 존재하며 연극 예술에서 템포-리듬은 가장 복잡한 문제에 해당한다. 배우가 조형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배우가 무대에서 동작할 때 움직임의 내부 구조를 밝히는 것이다. 배우는 먼저 리듬, 템포, 템포-리듬의 개념을 분석해야 하고, 그 다음 배우가 어떤 근거로 무대에서 리듬과 템포를 느끼며 움직이는지 그 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분석은 무대에서 움직임에 관한 템포-리듬의 본질과 의미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준다. 스타니슬랍스키는 내적인 인물을 표현할 때, 템포-리듬을 잘 이루어야 외적인 표현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신체 동작의 역할에 맞는 템포-리듬은 매우 중요하다. 몸과 마음의 감각에서 나오는 올바른 템포-리듬은 관객이 배우를 신뢰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인물의 내적 템포-리듬이 외적 동작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라 할 수 있다. 외적 동작은 크기, 속도, 성격, 근육 노력으로 정의된다. 이는 신체 특질 간의 상호 관계와 상호 작용을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만약 내적 템포-리듬이 외적 동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를 제거한다면, 사람이 움직이는 리듬은 단순히 시간과 공간 안에서 행하는 움직임이 된다. 움직임과 시간과 공간 간의 의존 관계는 다음 예를 통해 이해해보자. 작업자에게 구덩이를 모래로 메우도록 했다고 하자. 구덩이에서 모래 더미까지는 1.5미터. 여기에 일어날 수 있는 동작은 삽 치켜들기, 삽을 모래 속으로 찔러 넣기, 모래와 함께 삽을 들어 올리기, 모래를 던지기 전에 삽을 조금 치켜 올리기, 모래를 구덩이에 던지기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 사이클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일정한 크기의 움직임(공간적 요소)과 일정한 시간(시간적 요소)이 필요하다. 각 동작 고리에 필요한 시간은 움직임의 크기에 따라 다양하고, 각 동작이 이행하는 과제에 따라 달라진다. 삽을 치며 올리고 모래 속에 찌르는 것은 비교적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 다음 삽을 들어 올리고 치켜 올리기는 가장 많은 힘을 필요로 하기에 이보다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끝으로 이를 던지는 동작은 흙을 아무 손실 없이 구덩이 속에 넣어야 하므로 이중 가장 빠르게 이뤄진다. 움직임의 크기와 시간의상호관계는 이 작업 사이클의 리듬에 해당하며, 악보 기호로도 표현할 수 있다. 각 사이클을 실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따라 전체 속도, 즉 이 작업의 템포가 결정된다. 이 사이클은 10초, 서두르면 3초 만에도 해낼 수 있다. 위 작업을 구성하는 동작을 세분화한 사슬은 신체 동작 도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도표에서 세분화한 동작들의 순서는 잘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내적인 템포-리듬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의 상황에 따라 움직임의 크기, 진폭, 템포는 변할 수 있다. 템포는 지속하는 움직임에 필요한 요소이며, 모든 신체 동작의 리듬과 템포는 논리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만일 단순한 동작에서 시간과 공간을 정확하게 정해주면 동작의 템포는 거의 일정한 속도로 이뤄진다. 사람이 0.5km 거리를 10분 만에 동일한 속도로 걸어가도록 정한다면 걷는 속도는 빠르지 않을 테지만 동이란 시간 안에 1km를 걸어가야 한다면 평균 속도는 두 배 증가한다. 여기에서 속도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공간이다. 반대로 느리게 걸어서 1km를 20분만에 갈 수 있는 거리를 10분만에 가야하는 것은 기존보다 두배 빠른 걸음걸이가 필요하다. 이 경우 걷는 속도의 증가를 결정하는 것은 정해진 시간이다. 동작하는 속도가 증가하면 반드시 근육 사용량도 증가한다. 위의 예에서 걷는 속도가 증가하는 것은 걸음걸이 횟수와 보폭에 달려 있으며 이 두 가지 모두 근육의 힘을 필요로 한다. 동작의 템포-리듬 개념은 동작을 하는 근육의 힘까지 포함한다. 움직임의 크기와 금육이 가진 힘의 크기는 템포에 달려 있다. 단, 움직임의 크기나 사용하는 힘이 행동의 주요 조건일 경우는 예외다. 예를 들면 바늘에 실을 끼울 때는 움직임의 크기가 매우 작고 최소한의 근육을 사용해야 해서 힘과 속도는 움직임의 크기에 복종된다. 또 두꺼운 가죽을 송곳으로 뚫는 동작 같은 경우 매우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움직임의 크기는 더욱 작아진다. 움직임은 강하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이 동작에서는 속도라는 요소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의 움직임에 관해서는 템포와 속도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
템포는 본래 일정한 움직임의 특징을 포함하고 있는데, 부드러운 템포, 비약하는 템포, 점점 빨라지는 템포, 점점 느려지는 템포, 중간에 끊어지는 템포, 연속적인 템포 등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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